산행을 가기 전날은 항상 분주하다. 통영 날씨를 체크해보니 비올 확률이 53%였다. 비가 올까? 비가 오더라도 조금밖에 안 올 것 같다. 적당히 흐린 날씨였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가는 통영 사량도...사랑도? 이름이 헷갈린다. (직접 다녀와보니 왜 사랑도와 사량도인지 알게 되었다.)예전부터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곧 있을 ROTC 하계입영훈련 관련 군사학 교관 장기출장을 가기 전에 좋은 추억이 될 것 이다. 토요일 하루종일 뭘 하고 지냈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등산 준비물을 다챙기고 나서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01시30분이다. 늦잠을 잘까봐 잔뜩 긴장한 채로 잠이 들었다. 이상하게도 잠이 들랑 말랑 선잠을 잤다.

 

 

  기상나팔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05시 20분이다. 오늘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 눈을 비비고 바로 푸시업 100개를 한다. 바쁘게 밥을 짓고 도시락을 준비하고 식수를 채우면서 꼼꼼하게 배낭의 준비물을 챙겼다. 시계를 보니 06시 10분, 숙소앞 주차장으로 바삐 내려가니 아스팔드 바닥이 비에 젖어있었다. 난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항상 아침에 늦잠을 잔다. 비가 오는 지 전혀 몰랐음에도 이 몸의 신체리듬은 비오는 날과 아닌 날을 정확히 구분할 줄 안다. 참고로 난 비오는 날이 정말 싫다.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추억보단 빗속에서 고생한 기억밖엔 없다. 만약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이 나쁜 감정을 예쁘고, 두근두근 설레이는 감정으로 바꿔줬으면 좋겠다. 이런 나의 희망과는 전혀 상관없이 잠을 못자 체력이 방전된 관계로 버스를 타자 마자 피곤이 몰려온다. 이어폰을 귀에 걸자마자 바로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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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카페에서 퍼온 사량도 소개글이다.

특징·볼거리
사량도 지리산은 지리산이 바라다 보인다하여, 지이망산[智異望山], 지리망산으로 불리다가 그 말이 줄어 지리산(智異山)이 되었다. 국립공원 지리산과 구별하기 위하여 통상 사량도 지리산이라 부른다. 사량도는 통영시 사량면으로 우리나라 남단 다도해의 통영시 서남부 해상, 한려해상국립공원 중심부에 위치한3개의 유인도와 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섬이다. 통영시는 통영군과 충무시가 통합되어 통영시로 되었다. 통영시 충무항과 사천시(구 삼천포) 에서 다같이 약 19㎞ 거리로 통영시 사량호부두(통영시 도산면 저산리)와 삼천포에서 배로 40분 걸린다.

 

사량도는 크게 서로 마주보고 있는 주섬인 윗섬(상도)과 아랫섬(하도) 사이가 마주보고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호수처럼 잔잔하며 윗섬에 금평항이 있으며, 윗섬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지리산,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이 능선으로 연결되어 함께 산행을 할 수 있다.

 

지리산이나 옥녀봉 만을 오를 수도 있고, 지리산부터 옥녀봉까지 종주할 수 있다.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산행으로 재미를 더해 주지만 암봉, 고암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다소 험하다. 그러나 위험코스에는 우회코스가 있으며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안내표지가 잘되어있다. 초보자는 가급적 우회코스로 산행을 하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량도 산행은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풍경, 주능선이 암봉으로 연이어지고, 지리산에서 옥녀봉에 이르는 종주코스에는 20여미터 정도의 2개의 철사다리, 밧줄타고 오르기, 수직로프사다리 등 기초유격코스 같은 코스들이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섬산행으로 암봉, 암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398m), 불모산(399m)을 거쳐 옥녀봉(291m)의 능선이 이어져 바위봉우리와 능선을 번갈아 타면서 산행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산행코스 : 내지항 - 지리산 - 촛대봉 - 불모산 - 가마봉 - 연지봉 - 옥녀봉 - 대항

산행거리 : 약 6.4km

산행시간 : 약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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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가 섰다.(07:55) 멍..... 잠을 깨고 화장실을 찾아 여객선 터미널에 갔다. 이런 문이 잠겨있다. 밖에서 5분 정도 기다리니까 다행이 대합실 문이 열렸다. 화장실에 갔는데 잠시 중국인줄 착각했다. 왜냐하면 화장실의 구조가 세면대를 남, 여 공용으로 쓰게 되어 있었다. 중국은 공항이나 호텔을 제외하곤 전부다 화장실이 이렇게 되어있다. 난 중국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왜곡은 정말 증오한다.)  중국어도 좋아하고...북경, 상해, 소주, 항주, 장가계 등 황산 트레킹 간 것 까지 포함해서 4번 갔다왔다. 그런데 아직도 가고 싶은 곳이 많다. 사천성 구체구, 숭산 소림사, 화산파 도인들의 칼 소리가 들리는 화산, 아미파 아미산, 진시황의 무덤이 있는 서안 등 어렸을 적 읽었던 서유기, 삼국지, 수호전, 김용의 대하 무협소설 영웅문 등에 등장하는 곳에 다 가보고 싶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의 얼과 한이 서려있는 동북3성 지역과 발해의 혼이 숨겨져있는 연해주까지....

 

이곳이 삼천포항 여객선터미널이다. 말끔한 외관과는 달리 화장실은 중국본토식이다. ㅎ

 

 

 

 

 

언젠가 다시 찾아올 그날을 위해 기록으로 남겨두기 위해서 운항정보를 찍어두었다.

 

 

 

 

 

생각보다 배의 항로가 다양했다.

 

 

 

 

 

운항요금표다. 생각보다 운임이 비싸진 않았다. 이 정도면 당일 데이트 코스로도 적당한 듯 싶다.

 

 

 

 

 

대합실을 나와서 바라본 삼천포항 앞 바다의 모습이다.

 

 

 

 

 

재밌는 건 여기서 제주도 가는 배편도 있었다. ㅎ

 

 

 

 

 

 

삼천포항에는 생각보다 그리 배들이 많이 정박되어 있진 않았다. 평화로운 느낌이다.

 

 

 

 

 

항구 바로 뒷편 비쭉 솟아있는 아파트들이다. 삼천포항 주변엔 고층 건물이 거의 없다. 아마도 고도제한구역이지 싶다

 

 

 

 

 

우리들을 싣고 갈 세종1호가 도착했다. 배 이름이 참 맘에 든다. ㅎ

 

 

 

 

 

  배가 접안했다고 바로 승선하는게 아니다. 승용차를 먼저 싣고, 그다음 대형버스도 싣는다. 남는 시간에 관광 안내도를 찍어보았다.

 

 

 

 

 

현재의 위치는 우측 중간부분이다. 왼쪽을 보니 재밌는게 있었다. 별주부전 전설의 섬과 트레킹 코스였다. 이곳 사천은 우리나라에서 해안 일몰도 가장 아름다운 곳이란다....

 

 

 

 

 

세종 1호다. 카페리선인데 내 생각보다 무지 컸다.

 

 

 

 

 

우리 일행을 태웠던 버스다. ㅎ

 

 

 

 

 

  배에 타자마자 바로 누워서 잠을 청했다. 일단 방전된 밧데리부터 채워야 한다. 안내 방송에 눈을 떠보니 벌써 40분이 흘러서 곧 사량도에 도착할 예정이란다. 하얀 포말의 괘적 끝에 우리가 떠나온 사천항이 보인다.

 

 

 

 

 

뱃길의 좌우측에는 양식장이 펼쳐져 있었다.

 

 

 

 

 

어느덧 눈 앞에 바짝 다가온 사량도 이다. 나중에서 알았지만 왼쪽 봉우리 뒤편 능선에 옥녀봉이 있었다.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모두가 들뜬 모습이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마자 바닷물을 끌어와서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아줌마가 보였다.

 

 

 

 

 

선착장 우측으로 난 해안도로다. 등산로는 바로 이곳부터 시작된다.

 

 

 

 

 

"환상의 섬 사량"이라....나중에 등산이 끝나고 느껴보니 사량보단 "사랑"이 더 맞다는 생각이다.

 

 

 

 

 

선착장이 위치한 곳은 내지마을이란다.

 

 

 

 

 

선착장에서 좌측으로 걸어가다보면 이런 식의 포장마차형 횟집이 많이 있다.

 

 

 

 

 

  동네 구경을 마치고 이제 산을 타러 이동한다. 해안도로 바로 옆까지 파도가 친다. 부서지는 파도가 작은 웅덩이를 만나서 소용돌이 쳤다.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가다 저 앞에 보이는 언덕의 중간지점에서 산길을 타고 가파른 능선으로 이동하게 된다

 

 

 

 

 

  혼자 사진찍면서 돌아다니는 내가 안쓰러웠던지 "짱이"동생이 나 몰래 찍어준 사진이다. 고마워라...근데 몸매 관리 좀 해야겠다. 예전엔 남자인 내가 봐도 제법 괜찮았었는데, 지금은 별로 맘에 안든다. 예전엔 9개 지역대 전투력 측정시 10Km 단독군장 구보를 43분에 주파해서 연대에서 1등했었는데.... T T....  여름 훈련들어가면 많이 뛰어다녀야겠다.

 

 

 

 

 

해안도로 옆에는 관광객을 위한 팬션과 민박집도 있다.

 

 

 

 

 

  이곳이 등산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길 한복판이라 위험한 곳이었지만 교통량이 거의없었다. 간단한 준비운동이지만 사고예방에 필수인 체조를 간단히 하고 출발했다.

 

 

 

 

 

  산을 타기 시작하자 마자 바로 경사도가 좀 있다. 촌스러운 등산로 표식이 재밌다. 버스와 배안에서 밧데리가 제법 충전되었나 보다. 몸상태가 많이 회복되어 발걸음이 생각보다 가벼웠다. 신이 난다. 난 빡센 산도 좋다. ㅎ

 

 

 

 

 

시~작! 하자마자 가파른 등산로다. '섬산행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이다.' 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한 15분쯤 올라갔을까? 조망이 잘 되는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이곳이 섬이 아니라면 깊은 산속의 화전민 마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곳은 대한민국 100대 명산 중의 한곳이다. 그래서 일까? 수없는 사람들의 표식이 산의 곳곳에 리본으로 남아있었다.

 

 

 

 

 

가파른 능선을 타고 가다가 바위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 지금부터가 섬산행의 시작인 것이다.

 

 

 

 

 

큰 바위 위에서 사천을 바라보고 파노라마 모드로 찍어보았다. "짱이"동생이 찬조 출연해주었다. ㅎ

 

 

 

 

 

  저 아래 보이는 5각형 형태의 포구가 처음 도착했던 내지마을이다. 오른쪽에서 급하게 내리뻗은 산 능선의 생김새가 마치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 거북이 같다.

 

 

 

 

 

 

 

 

 

 

바위길 코스에는 별다른 표식이 없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인해 구별이 쉽게 되었다. 

 

 

 

 

 

내지항 왼편의 풍경이다. 아까 보았던 사량도 일주도로의 일부분이 보인다.

 

 

 

 

 

오르락 내리락 재밌게 뻗은 산의 능선이다. 원래 섬산행은 어딜가나 이런 것 같다. 하지만 사량도는 그 구간과 진폭의 길이가 짧고 중첩되어 있어서 마치 남, 여가 처음만나 설레이면서도 막상 만나면 사소한 일로 사랑 다툼을 하듯 알 수 없는 여성의 마음, 그 복잡한 감정의 기복상태가 저 능선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하다. 내 느낌에 사량도 보단 "사랑도"가 더 맞는 이름이다. 그래서 더더욱 애정이 가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이 산의 감정을 가슴에 담으려 더 노력하게 되었다. 남자가 먼저 참고 이해해주고 더욱 아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원래 여성은 남자에게 사랑받으려고 태어난 존재이다. 대신 여자는 절대 남자를 가르치려하거나 지배하려해선 안된다. 남자는 머리요 여자는 신체이니 남자는 여자를 제 몸 살피듯이 아끼고 사랑해야한다. 여자는 남자를 머리처럼 존경해야한다. 여자는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과도 같으니 남자는 말조심, 행동조심, 아끼고 아껴줘야 한다.....산의 생김새와 이런저런 생각들이 연결이 되면서 등산하는 내내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코스면 코스, 조망이면 조망까지....산의 생김새 조차도 참으로 예쁘지 아니한가?

 

 

 

 

 

이 섬의 바위들은 마치 페스츄리 빵처럼 세로로 갈갈이 찢겨지다만 형상이다. 신기했다

 

 

 

 

 

일반적인 형태의 소원돌탑이 아니라 기둥처럼 세워진 소원탑이다. 돌이 뾰족하니 탑도 표족하다.

 

 

 

 

 

이제 지리산까지는 지척이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된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다녀간 흔적이다. 바닷바람에 리본이 나를 반겨주듯이 휘날린다.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안전한 목책이 단단하게 설치되어 있다.

 

 

 

 

지리산이 가까워질 수록 풍경도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멋진 바위에 무슨 생각으로 락카로낙서를 했을까?

 

 

 

 

 

 

지리산 곳곳에는 우회로가 준비되어 있었다. 가본 사람의 말에 의하면 우회로가 훨씬 더 위험하단다. ㅎ

 

 

 

 

 

 

 

이렇게 위험구간은 목책으로 막혀있다. 그러나 멋진 바위의 풍경을 어색하게 하는 것 같다.

 

 

 

 

 

등산로의 오른쪽은 깍아지르는 듯한 절벽이다. 더 스릴 넘치고 집중하게 된다.

 

 

 

 

 

 

 

짜릿하면서도 멋진 풍경이다.

 

 

 

 

 

눈을 들어 저 멀리 앞을 바라보안다. 왼쪽의 높은 곳이 바로 지리산 정상이다.

 

 

 

 

 

거리는 가까워 보이지만 첩첩이 돌고 돌아서 조금씩 올라가는 등산로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비오는 날 등반은 위험하다.

 

 

 

 

 

돈지마을이 선명히 보인다. 저 멀리 외딴 섬이 멋있으면서도 외로워 보인다.

 

 

 

 

 

  최대한 가까이 당겨보았다. 생긴 것이 꼭 성산 일출봉을 닮은 것 같다. 섬의 윗부분이 볼록하게 튀어 나온 것이....성산봉의 아들섬이다. ㅎ

 

 

 

 

지리산에 다가올 수록 경사도가 급해진다. 차라리 위험하긴 해도 바위절벽길이 더 쉽게 느껴졌다.

 

 

 

 

 

자, 이제 지리산이 60M 앞에 있다.

 

 

 

 

 

이 큰 바위 언덕만 넘어가면 목적지다.

 

 

 

 

오른쪽의 저 큰 바위는 흡사 돈지항을 내려다 보고 있는 거인의 얼굴 같이 생겼다.

 

 

 

 

 

내가 걸어온 길이다. 산행의 묘미는 앞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는 맛도 있다

 

 

 

 

 

거인얼굴 바위위에 소나무! 마치 대머리 아저씨의 반질반질한 머리위에 몇 가닥 남지 않은 머리카락 같다. ㅎ

 

 

 

 

 

  지리산 정상에 도착했다. 원래 이름은 지리망산, 즉 이곳에서 지리산을 볼 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었단다. 미국 미식축구 선수 팀 티보잉이 생각나서 취해본 포즈다. (요 3:16)

 

 

 

 

 

수줍은 V자로 인증샷을 남겼다. ㅎ. 정상부근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주변 풍경을 파노라마 모드로 찍어보았다. 왼쪽 끝에 보이는 곳이 사천항이다.

 

 

 

 

 

 

  정면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앞으로 걸어가야할 옥녀봉이다.

 

 

 

 

 

자, 이제 옥녀봉으로 출발이다.

 

 

 

 

 

 

  이 산의 돌 모양 때문에 소원탑도 다른 산과 다르게 특이한 모습이다. 저 사람 키만한 기둥 바위를 세운 사람은 누굴까?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이정표가 세월의 손길을 못이겨서 파손되어 있다.

 

 

 

 

 

옥녀봉으로 가는 길은 급경사 코스가 제법 많았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저 멀리 봉긋하게 솟은 바위산이 바로 옥녀봉이다.

 

 

 

 

 

 

갑자기 탁 트인 공간이 나왔다. 그늘 막도 있고 막걸리 등 간식도 팔고 있었다.

 

 

 

 

 

옥녀봉까진 2.54Km남았다. 조심조심 슬슬 걸어가도 4~50분이내면 도착할 것이다.

 

 

 

 

 

 

  이 사거리 "재"의 지명이 궁금하다. 4거리인데 아쉽게도 정확히 동서남북 방향으로 갈라지는 길은 아니다. 그래서 "재"라는 이름이 붙지 못했나 보다.

 

 

 

 

 

저 앞에 옥녀봉이 시야에 들어왔다.

 

 

 

 

 

사량도의 명물, 옥녀봉 구름다리가 시야에 선명히 들어왔다. ㅎ

 

 

 

 

 

가파른 코스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곳곳에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왼쪽으로는 우리의 목적지인 대항이 보인다. 눈으로 보기에는 바로 코 앞이지만 안내도를 보니 꽤 멀리 떨어져 있다.

 

 

 

 

 

 

열심히 가는데 삼거리가 나왔다. 여기서 뒷길로 넘어가면 대항이 나온단다. 그런데 이길로 가면 옥녀봉은 못간다.

 

 

 

 

 

대항 가는 길도 분명이 있을 것이다. 일단 옥녀봉으로 올라간다.

 

 

 

 

 

이렇게 촉촉한 산길은 여기가 마지막이었다. 나머진 계속 바위길이었고, 하산길은 자갈길이었다.

 

 

 

 

 

깔끔하게 제작된 사량도 안내도이다.

 

 

 

 

옥녀봉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급경사에다 바윗길 코스다.

 

 

 

 

 

 

 

가파른 나무계단과 바윗길로 이어진 길이다. 

 

 

 

 

 

 

 

붉게 상기된 얼굴, 가슴과 등을 적시는 땀방울! 온몸의 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 온 몸을 감싸왔다.

 

 

 

 

 

 

아! 몸통에 비해서 얼굴이 너무 작아보인다. 마치 곰돌이 같다. T T....

 

 

 

 

 

 

내 등뒤의 배경이 마치 양손으로 오목하게 나를 감싸는 것 같다.

 

 

 

 

 

나무와 돌계단을 다 올라와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ㅎ

 


 

 

 

등 뒤를 돌아보니 이제 옥녀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옥녀봉으로 가는 길에 경사 약 75도 정도 되어 보이는 엄청 가파른 철계단이 나왔다.

 

 

 

 

 

 

한 손만 잡고  내려가다가 사진을 찍고 얼른 두 손을 다 써서 조심조심 내려갔다. 짜릿한 느낌이 일품이다. ㅎ

 

 

 

 

 

계단의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ㅎ. 그만큼 짜릿했다.

 

 

 

 

 

 

 

 

 

자, 이제 저 앞의 바위산 만 넘으면 된다. 아마도 이 바위산이 가마봉일 것이다.  

 

 

 

 

 

 

 

 

가마봉을 넘으니 이제 옥녀봉만 남았다. ㅎ

 

 

 

 

 

가마봉을 등 뒤로 두고, 옥녀봉이 코 앞이다.

 

 

 

 

 

 

옥녀봉 앞 마지막 바윗길 등산로이다.

 

 

 

 

 

나무계단이 나왔다.

 

 

 

 

 

이 나무계단 끝에 구름다리가 나올 것이다 ㅎ

 

 

 

 

 

역시 내 예상은 빗나가질 않았다.

 

 

 

 

 

 

여기가 옥녀봉이다. ^^

 

 

 

 

 

 

천길 낭떠러지가 발 아래 있다. 구름다리의 흔들림은 짜릿한 재미를 안겨주었다.

 

 

 

 

 

 

태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아주 튼튼하게 제작되었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이제 내려가는 나무계단이다.

 

 

 

 

 

 

나무계단 왼쪽으로 오늘의 도착지인 대항이 다가왔다.

 

 

 

 

 

 

  왼쪽의 바위 봉우리가 마치 바다 거북이의 얼굴과도 똑같이 생겼다. 이렇게 바위가 많은 산은 그 나름대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재미가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왼쪽에 남해서 건너오는 다리를 건설하는 풍경이 들어왔다.

 

 

 

 

 

  이곳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았다. 너무 재밌고 아름다웠던 코스...아쉽다. 나중에 꼭 다시 오고 싶다.
누군가와 단둘이...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길이다. 마치 중국 황산의 그것과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그 길이와 웅장함과는 비교가 불가하다.

 

 

 

 

 

 

  내려가는 마지막 철계단이다. 안내도의 약도에는 바로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었지만 막상 하산 길은 바위산을 한 바퀴 감은 뒤 대항방향인 왼쪽으로 내려가게 되어있다.

 

 

 

 

 

 

하산길은 그닥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발에 와닿는 느낌이 그리 좋지않은 자갈이 하산로에 도포되어 있었다.

 

 

 

 

 

 

이제 거의 다 내려왔다. 해안도로에 정차된 버스를 보니 반가웠다.

 

 

 

 

 

 

옥녀봉의 짜릿함,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대항해수욕장으로 내려간다.

 

 

 

 

 

 

아스팔트길을 조금 내려가다 대항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 내려갔다.

 

 

 

 

마침 바닷바람이 불어와 풀들이 흔들린다. 상쾌했다. ㅎ

 

 

 

 

 

아름다운 대항 해수욕장의 모습이다. 저기 등나무 그늘 아래 우리 버스가 주차되어 있었다.

 

 

 

 

 

 

곱디고운 모래사장이었다. 바다는 녹조의 영향으로 깨끗하게 보이진 않았다.

 

 

 

 

 

거대한 파라솔이다. 엄청 컸다. 처음보는 싸이즈다. 신기하다. 여름 피서철에 확실히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 것이다.

 

 

 

 

 

등나무 벤치의 대여료는 하루 1만원이란다. 이런! 근데 생각해보니 휴가철에는 이 자리도 귀할 것 같았다.

 

 

 

 

 

 

등나무 벤치의 모습이다. 꽤 많은 자리가 있었다.

 

 

 

 

 

 

처음엔 그냥 단순히 보았는데, 자세히 보니 콩같은 열매가 달려있었다. 난 식물에 대해선 잘 모른다.

 

 

 

 

 

 

대항마을 공동 화장실에 세수하러 갔다가 찍은 구름다리의 모습이다. 참 재밌는 형상이다.

 

 

 

 

 

 

대항의 모습이다. 정박중인 어선과 여객선이 보인다.

 

 

 

 

대항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내지항으로 이동했다.

 

  배를 기다리며 한울24기 형님과 함께 캔커피 한잔하러 들린 동네 슈퍼에서 제비집을 보았다. 옛날 시골살적엔 처마밑에 제비집이 흔했었는데, 이젠 이런 풍경도 희귀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한울형님의 쓸쓸한 뒷 모습이다. 형님! 더 미루지 말고 얼른 장가 가세요. 정 아가씨가 없으면 비행기 타고 모로코로~!

 

 

 

 

 

저 멀리 왼쪽에 삼천포항이 보였다.

 

 

 

 

 

내지항에선 고성으로 가는 배편도 있다.

 

 

 

 

 

 

내지항에서 삼천포항으로 가는 시간표이다.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다 못탈 경우 추가로 배편을 운용한단다. 40분 정도 기다린 끝에 다시 세종1호를 타고 삼천포항으로 복귀했다.

 

 

 

 

 

 

 

하산하여 들린 곳은 사천대교 근처에 있는 이름없는 휴게소이다. 하늘이 잔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곳이 사천대교이다.

 

 

 

 

 

사천에도 트레킹 코스가 개발되어 있었다. 토끼와 거북이 코스가 왠지 재밌을 것 같다. ㅎ

 

 

 

 

 

  현 위치가 바로 사천대교 휴게소이다. 나중에 다시 꼭 놀러올 것이다. ㅎ. 운영진이 준비해준 맛난 음식을 먹고 뒷 정리를 하기 시작하자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 많은 비는 오지 않았다.

 

 

 

 

 

 

  오늘로 2013년 전반기 등산은 끝났다. 등산을 갈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항상 비슷하다.  배낭의 준비물은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막상 산에 가보면 말로 표현하지 못할 뭔가가 허전하다. 산을 탄다. 호흡이 가빠지며 허벅지는 부풀어오르고, 종아리는 잔뜩 수축된다. 저절로 땀을 흘리고, 체온이 올라가면서 얼굴은 붉게 상기된다. 신체의 각 부분이 활성화 되면서 생동감이 넘쳐남을 느낀다. 육체의 변화를 느끼면서 내 작은 눈으로는 자연을 바라본다. 나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나쁜 생각, 잘못한 것들을 버리려 산에 간다. 내가 비워버린 것들 만큼 희망을 가슴에 채우려고 산에 간다. 산에 가면 너무 좋다.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아리아들을 들으면서 그 가사들을 다시금 뇌리속에 되세긴다. 슬픔과 고통, 사랑의 충만함과 이별의 아픔, 그리고 밝고 부드러운 희망까지...아리아의 선율과 노래가사가 아름다운 풍경들과 함께 묘하게도 어울린다. 아름다운 풍경이 그렇고, 여러가지 물상들을 닮은 바위가 그렇고, 사람들의 소원이 가득담긴 돌탑까지 모두가 투영된다. 내 머릿속에, 내 가슴속에 생각들과 음악의 선율이 풍경과 묘하게 어울린다. 그렇게 산행의 과정에 내 마음과 생각이 깊이 빠진다. 

 

  산행을 마치고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못하는 술이지만 시원한 맥주 한잔에 목울대가 짜릿하게 울리는 상쾌함도 느껴본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 텅빈 방안을 보면.... 더 부족함을 느낀다. 항상 그렇다. 문제는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항상 마음의 부족함을 되풀이한다.

 

  사람의 인격은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님의 유전자와 성장과정에서 배우고 익히고 경험했던 요소들로 형성된다. 그러다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남자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여성은 일렉트라 컴플렉스를 느끼고 그것들을 극복하면서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해 나간다. 문제는 태어나면서부터 다른 배경 탓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동호회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행복함을 느끼거나 고통을 느끼게 된다. 사람의 성격이나 인격은 변하기가 정말 힘들다. 내가 그릇됨을 알면서도 뾰족하게 고칠 방법이 없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운동을 하고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그렇지만 나한테 있다는 점이다. 내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참 쉬운데, 내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고 내 자신의 만족을 채우려고 하다보면 그 사람과 다투게 되고 극복하지 못하면 불행하게 된다. 상사와의 관계, 부하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관계도 다 똑같다.

 

  그래서 더 공허함을 느낀다. 부족함을 느낀다. 지식과 경험, 책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것에 대한 목마름을 느낀다. 그렇게 아프게 고통스럽게 경험했음에도, 내 잘못을 알고 있음에도 변하지 않는 내 자신에 대해서 실망한다. 사람의 성격이나 인격은 왠만한 노력갖고는 변하기 정말 힘들다. 하지만 희대의 살인마도 그 분앞에선 그 악한 인성이 순한 양처럼 바뀐다. 그래서 나도 기도한다.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더 진실해 진다. 한때 누구보다도 행복했다고 믿었고, 가진 것도 많았고, 내 직장에서 내 위치에서 실력,  명예와 자부심도 누구보다 컸었지만, 세상에 속한 것은 단 한순간에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누군가의 장난 어린 손짓 한번이면 모두가 거짓말 처럼 사라진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순수하다. 단지 내겐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너무도 부족한 나이지만 그래도 다른 누군가의 눈엔 멋지게 보이고 나처럼 되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니....더 솔선수범하고 당당해져야 한다. 약해지면 안된다. 나의 부족함을 알기에 가치있는 삶을 허락하신 그분께 감사드리며.... 

Posted by 강철캡틴